소세키는 우물쭈물하는 어느 이류 지식인의 삶을 느릿느릿하고 억제된 어조로 말한다.
선생(先生)은 사랑의 쟁취를 위해 친구‘K'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후 검은 그림자에 쫓기는 은둔자로 살아가며 깊은 죄책감으로 인해 인생에 대한 깊은 혐오와 불신으로 스스로를 벌주다가 결국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나’는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도 선생을 먼저 걱정하는 정신적 동족이다. 소세키의 ‘마음’은 ‘나’에게 선생의 비밀스러운 유서가 공개되는 과정이다.
선생의 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나의 지난날을 선과 악,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참고 자료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내만은 분명히 예외로 하고 말입니다.’
죽음 후에도 공개할 수 없었던 그의 비밀들. 어쩌면 특수하고 어쩌면 보편적인 그 비밀들을 그는 왜 그렇게 숨기고 싶어 했을까. 그는 무지가 잔혹한 진실보다 낫다고 여겼다.
그러나 선생의 부인은 진실을 소화할 능력이 있지 않았을까?
선생의 말 대로 자유와 독립과 자기 자신에 충만 된 현대에 태어난 우리들은 그 대가로 쓸쓸함을 맛보고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충만으로 그 쓸쓸함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자유도 우리에게 있다.
물론 과거로 현재를 제한하든지 경험으로 보편을 제한하든지 그것은 선생의 ‘마음’이다.
그러나 선생, 그럴 것 까지는 없잖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