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 봐야 재미있다던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봤다.
나니아 연대기가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에 ‘사자,마녀 그리고 옷장’이 두 번째 이야기라는 것도 몰랐다. 부족한 사전지식으로 인해 영화를 보며 많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또한 평소 환타지에 깊이 빠져드는 편이 아니며, 시험치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밤10시30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다보니 약간 졸리기도 했다.
영화를 본후 전반적인 느낌은 ‘그냥 모든 연령층을 적절히 만족시킬 수 있는 가족영화’
영화평을 볼 때, 영화에서는 가족애(특히 형제애)가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전투중에 장남 피터가 에드워드에게 수전과 루시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원작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한다. 또한 피터와 에드워드의 대립각도 원작에서는 그다지 날카롭지 않다고 한다. 가족영화로 만들기 위해 비중을 옮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CS 루이스의 작품을 읽으며 단지 가족애를 한번 곱씹어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다.
영화 속에서 내가 주목했던 부분, 깊이 생각해 볼 4가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심오한 진리에 대하여
나니아 나라에서는 선이든 악이든 모두 따를 수 밖에 없는 바다황제의 심오한 원리가 있다. 아슬란이 선의 편에서 절대권력을 가지고 모든 법칙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아슬란도 자신이 따라야 하는 그 법칙을 묵묵히 따른다. 에드워드가 배신을 하였다 이때 나니아의 법으로는 그의 피는 처형자(하얀마녀)의 소유가 되고, 이 피값을 갚기위해 아슬란은 대신 수치와 처형을 당한다. 단순한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선악을 뛰어넘는 원칙이 있다는 것에서 루이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예언이 이루어지는 것
아담의 두아들, 이브의 두딸이 와서 나니아의 겨울을 끝내는 것. 퍼번시의 4남매가 왕이 되는 것은 이들이 뛰어나거나 야심이 가득해서가 아니다. 또한 숲의 동물들이 그들을 기뻐하고 반겼던 이유도 이들이 전투에 탁월하거나 힘이 세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예언을 굳게 믿었으며 이들을 통해 예언이 점차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며 기뻐했던 것이다. 운명을 개척해가는 기존의 영웅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다. 그러나 거대한 예언을 겸손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해 가는 과정에도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선택과 성장
이들의 선택이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결국 예언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선택하게 된다. 그 예언의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결국 능동적인 선택이 있어야 한다. 예언을 알게 되고, 그것을 부정하다가 점차로 받아들이게 되며 그 예언이 자신을 통해 성취되는 과정이 나타나있다.
희생과 양육
아슬란은 희생한다. 하얀마녀를 싸워 이길 힘이 분명히 있음에도 원리와 법칙에 순종하여 자신을 희생한다. 심오한 원리를 없는 것으로 치고 그냥 하얀마녀와 전쟁을 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나니아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실상 아슬란은 그러한 방법을 택할 수 없다. 또한 아슬란은 4남매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왕으로 ‘세워’간다. 그들을 위기에서 구할 때도 그들 스스로 자신을 키워갈 수 있도록, 그래서 왕의 자질을 가지도록 한다.
드림웍스에서 헤리포터로 많은 돈을 벌자 월트디즈니에서 야심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7편의 책중에서 5편이 영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추세라면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월트디즈니 실사영화중에 최고의 흥행을 낼 것이라고 한다. 4편의 영화가 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나니아 연대기 책을 사서 읽어봐야겠다. 영화를 보며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느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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