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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를 향한 꿈.
“당신은 일류가 될 수 없습니다.”
일등만이 인정받고 ‘살아남는’사회 속에서 이러한 선고는 매우 가혹하다.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에서건, 어렸을때에는‘나와의 관계’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이제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며 나름대로 잘 적응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지연혈연의 힘이 약해져 가게 되는 것은 선한 방향이다. 하지만 나의 모든 ‘관심’도 좋은 성과가 있는 사람에게만 향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능력이나 처한 현실과 상관없이, 자신의 노력과 관계없이 나는 막연한 일류를 꿈꾼다.
S 기업을 생각나게 하는 초일류를 향한 꿈.
어떤 사람에게는 이는 설레임과 끝없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에게 혹은 어떤 상황에서는 꿈은 사라지고 채찍만이 남아 ‘이미 망쳐버렸다’며 ‘일류가 되기는 틀렸다’는 외침을 낳는다. 좌절과 자포자기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당신은 혹시 알고 있었는가?
이글을 읽는 누구든지, 혹시 올해 전국체전이 몇 회인 줄 아는 사람?
전국체전 복싱 금메달 리스트는 누구인가?
92년 북경 아시안 게임 복싱 금메달 리스트는 누구일까?
자료 조회를 하지 않고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실 지식검색 해봐도 잘 못찾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영화를 보던 나는 어느새 전국체전 복싱 예선에 출전한 한 선수를 집중하고 있었다. 왜일까? 사연이 있는 권투경기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선전은 일류 의 경기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권투를 하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 경기가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다.
나의 모든 행동에 능동적인 의미를 두게 된다면, 내 생활의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소중해 진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냥 길거리에서 혹은 우연히 그들의 권투 경기를 지켜보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유상환(류승범)에게 카 오디오를 털린 차 주인이었다면 어땠을까?
시시하다 생각하고, 어떤 놈이냐고 욕했을 것이다.
우리가 영화속 주인공의 성공과 실패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짧으나마 그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해되어야 공감이 되고 사랑할 수 있다.
복싱을 통해서 뭘 한다고..
강태식(최민식)은 항상 이등이다. 올림픽 아닌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아닌 은메달을 땄다. 아내에게도 이혼 당하여 두 번째로 밀려나게 된다.
마지막 대결의 결말도... 태식의 패배.
그러나 태식은 웃는다. 왜... ?
다른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중요하다. 잊혀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 세상의 인정을 받아야 만족하는 우리, 어쩌면 우리의 판단 기준은 사람들의 시선이다.
그러나 강태식(최민식)의 시선은 신인왕이나 사람들에게 가있지 않다. 신인왕전은 그가 다시 아버지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링위에서 죽을지도 모른다.' 죽음의 두려움을 맞이하고 있을 때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정리할 것도 많을 텐데. 자신이 없어지더라도 또 다른 자신이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아들에게 짧은 시간안에 인생을 가르치려는 마음. 자신과는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들을 그려보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부성애를 발견한다. 아들에게 당당하게 서기 위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링 위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기를 기도한다.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아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그들의 대결.
두 사람의 이야기가 후반 15분 외에는 따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치 한사람의 이야기를 쭉 듣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genius!!)
두 주인공은 여러 부분이 다르다.
아버지 vs 아들, 신인 vs 재기
각각 대표하는 그룹도 다를 것이고 이들이 대결을 할 때 어느 한편으로 마음이 쏠려야 할 것인데, 정말 난처하게도 둘다 이겼으면 하는 마음을 들게 한다.
포스터의 카피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때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
날개가 있음에도 우리는 왜 추락하는가?
영화 속 주인공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 물러섬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물러서게 된다. 물러섬을 멈추게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있게 노력하는 것. 아니면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그 일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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